무등사랑(사)인재육성아카데미

봄 편지

卍海 한용운님의 <春書>를 먼저 옮깁니다.

따순 볕 등에 지고

維摩經을 읽노라니

가볍게 나는 꽃이

글자를 가리운다

구태여 꽃 밑 글자

읽어 무삼하리오

  4일, 다스운 봄 날 <무등사랑> 집들이를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현판식과 사업계획을 듣고 고즈넉한 마당에 덕석을 깔고 앉아 두부 콩나물 시금치 등속을 안주 삼아 막걸리 수 백병을 마셨습니다. 요새처럼 불안하고 답답한 시절에 모처럼 시름을 던져 버리고 유쾌한 한나절을 즐겼습니다.

  제가 이사장으로서 (사)인재육성 아카데미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는데 길지 않게 요약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적>은 우리 지역의 인재들을 사회와 기업이 환영하는 사람으로 육성코자 합니다. 농업중심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다시 지식중심사회로의 변화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우리의 지역 인재들 또한 이 흐름을 따라가고, 또 앞서 가야만 합니다.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바르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우리 고장이 사람을 키우는 동네로 온나라에 호가 나면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우리 고장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미래는 걱정이 없습니다.

  <목표>는 일차적으로 학생과 대학과 회사를 연결하여 지역인재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함에 두고자 합니다. 보람된 일을 하고 적정한 보수를 받고 싶은 학생이나 이들을 가르치는 대학, 그리고 유능하고 일 열심히 하는 인재와 원하는 회사를 제대로 연결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3C를 갖춘 인재>를 육성코자 합니다.

첫째는 Character(품성)입니다. 다들 제 잇속을 차리기에 급급한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을 잘 포용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가짐을 갖춘 사람이 귀해집니다. 리더가 되는 기본이 품성입니다. 긍정적 사고를 하고 스스로와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둘째는 Competence(경쟁력)입니다. 기업실무공부를 통해 회사에서 일할 기본 자질과 능력을 튼튼하게 키울 것입니다. 100여권의 고전명작을 읽고 생각하고 토론함으로써 교양과 창조성을 갖춘 새로운 인재가 되게 하겠습니다. 전문지식(전공) 공부를 깊게 하고, 외국어 하나를 상당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응원하겠습니다.

셋째는 Commitment(열정)입니다. 요즘 우리 동네가 위축되어 있습니다. 물론 학생들도 어깨를 움츠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재들에게 “試鍊의 골짜기를 건너야 希望의 봉우리를 만난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전하며 패기와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겠습니다.

  하객들의 말씀은 두 가지였습니다. “시의적절하다. 쉽잖은 일이지만 꾸준하게 밀고 나아가면 학생 본인, 학부모, 학교 당국, 행정당국, 회사도 동참할 것이다”와 “미련한 짓을 시작하는구나. 힘은 많이 들지만 효과는 몇 년 몇 십년 뒤에 나오는 일이 사람 키우는 일이란 걸 모르느냐?”였습니다.

  허지만 길이 험하다고 안 갈 수 있습니까, 멀다고 안 갈 수 있습니까? 사람을 키우지 않고는 우리 동네든 나라든 다음 세대가 먹고 살 길을 마련할 수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우리의 희망일진대 그들이 씩씩하고 바르게 자라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함께 가시는 인재육성 아카데미 이사진, 무등사랑 40여 운영위원님들, 500여 하객 여러분, 경향 각지에서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며 가겠습니다.

 제가 살아 온 족적- 경남 거창고 교사 5년, 시민사회교육기구인 YMCA 20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 2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장 1년-이 사람을 키우고 발굴하는 전문적인 분야였음에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학생 대학 회사와 상의하며 매우 구체적인 일들을 해나가겠습니다.

  여러 선후배 제현들께서 기꺼이 함께 참여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격려와 애정 어린 채찍질을 바랍니다.

2009. 4. 4. 사단법인 인재육성 아카데미 이사장 정 찬 용 드림